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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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일의 ‘혁신 리더십’ #9 <구글은 경쟁자보다 더 스마트해서가 아니라 안전했기 때문에 인터넷의 제왕이 되었다>
등록일: 2021-04-05  |  조회수: 130

지난 번 칼럼에서는 가장 혁신적인 기업 중 하나로 불리는 구글에서 발견한 고성과 팀의 다섯 가지 공통점에 대하여 이야기 나누었다. 아리스토텔레스라 불린 이 프로젝트에서 성과 잘 내는 팀들은 심리적 안정감 (psychological safety), 서로에 대한 믿음 (dependability), 명확한 역할과 책임 (accountability), 일에 대한 의미공유 (meaning), 성과창출에 대한 확신 (impact)을 팀원들이 공유하고 있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한다.

 

이번 칼럼에서는 고성과 팀들의 다섯 가지 공통점 중에 심리적 안정감에 대하여 조금 더 깊은 이야기를 나누고자 한다. 리더십 강의를 하면서 참석한 분들 에게 종종 드리는 질문이 하나 있다. 어렵고 복잡한 질문이 아니라 ‘여러분 회사의 구성원들은 자유롭게 자신의 생각을 이야기하고 있습니까’ 라는 단순한 질문이다. 하지만 매번 질문을 하고 나면 참석한 분들이 서로 눈치만 보면서 자신 없는 표정을 짓게 되고 강의장은 침묵에 잠긴다.

 

그렇다면 구성원들은 어떤 이유로 조직운영에 대한 좋은 아이디어가 있어도 이를 공유하지 않고 침묵하게 될까? 몇 년 전 신문에 직장인들 대상으로 이와 관련하여 설문 조사한 결과를 본적이 있다. 자신이 소속된 조직에서 문제점이나 개선사항을 알게 되었을 때 말하지 않고 그냥 넘어간 적이 있냐는 질문에 무려 88.3%가 그렇다라고 대답하였다고 한다. 침묵하게 되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 응답자의 무려 42.1%가 ‘말을 해 봤자 달라질 것이 없기 때문’이란 답변을 선택하였다. 이외에도 ‘내 말 때문에 조직 내 갈등이 생기고 감정만 상할까 봐 (25.6%)’, ‘위 사람에게 부정적인 평가를 받고 (13.8%) 튀는 사람으로 찍혀 왕따 당할까 봐 (9.4%)’ 등의 답변이 뒤를 이었다.

 

참여하지 않는 이유를 정리해보면 한마디로 무익함과 두려움이라 할 수 있다. 이야기 해 보았자 크게 달라지는 느낌도 들지 않고 괜히 나댄다고 찍히면 나만 직장생활하기 어려워진다는 무기력증이다. 그런데 이런 무기력증이 타고날 때부터 있었던 것이 아니라 경험과 학습을 통해서 형성된 무기력증이란 의미에서 이를 ‘학습된 무기력증 (learned helplessness)’ 라고 부른다. 학습된 무기력증은 혁신활동의 가장 큰 장애요소이자 조직을 떠나고 싶다는 출발점이 된다.

 

 오래 전부터 심리적 안정감에 대한 연구를 활발하게 진행한 하버드대 경영학 교수인 에이미 에드먼슨 (Amy Edmonson)은 한국에서도 베스트 셀러가 된 <두려움 없는 조직: The Fearless Organization>에서 심리적 안정감은 편안함과는 다른 개념으로 ‘직원들이 업무와 관련해 그 어떠한 말을 하더라도 처벌받지 않을 것이라 생각하는 환경’이라 정의 했다. 에드먼슨 교수에 의하면 구성원들이 느끼는 심리적 안정감은 개인 성과는 물론 조직의 성과를 높이고 혁신적인 제품과 비즈니스 모델을 만드는 과정에서 반듯이 필요한 개념이란 사실이 다양한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다고 한다.

 

혁신이 기업 경쟁의 가장 중요한 역량으로 여겨지는 현재의 경영환경에서, 조직 구성원들이 심리적인 안정감을 바탕으로 업무 과정에서 개선이 필요한 다양한 이슈들에 대하여 적극적인 의견 개진을 할 수 있는 문화는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

 

첫째, 모든 참여의 출발점은 리더와 상사의 1대1 만남을 통해서만 가능하다. 직원들을 한번에 모아놓고 개선사항에 대한 의견을 달라는 회의는 얼핏 보면 효율적인 것 같지만 이런 환경에서 자발적인 참여가 이루어질 가능성은 거의 없다. 시간이 조금 걸리더라도 처음엔 개별적으로 만나 신뢰를 쌓아 나가자. 특히 다른 직원들에 비해 일을 많이 하고 있거나 리더로 성장할 가능성이 높은 직원들 중심으로 1대 1의 만남을 시작해보자.

 

둘째, 구성원들의 참여와 의견공유를 원한다면 너무 일반적인 이슈에 대한 의견과 피드백을 구하지 말고 조금 구체적인 이슈에 대한 피드백을 구하는 방식으로 참여의 문화를 만들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모든 구성원들이 조직운영의 모든 분야에 의견이 있을 수도 없는 법이다. 따라서 특정한 이슈에 관심과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주저하지 않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방법이 참여와 의견공유를 만들어 내는 데 훨씬 바람직한 방법이다.

 

셋째, 절대 좋은 의견을 낸 직원에게 책임지고 추진해보라는 부담을 지우지 말라. ‘우리 팀에서는 의견 내는 순간 100% 총대 매야 해!’ 라는 생각을 하게 된다면 아무리 열정적인 직원이라도 참여를 주저하게 되고 좋은 의견이 있어도 이를 공유하기 어렵게 된다.

 

넷째, 개선에 대한 좋은 의견이 나온다면 그 추진 과정을 자주 소통하라. 의견을 낸 사람은 대개 내가 낸 아이디어가 어떻게 진행되고 있을까에 대한 기대감이 생기기 마련이다. 이 기대치를 충족시켜야 다음에 또 참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리고 좋은 결과물이 나왔을 때 이를 전체 직원들과 공유하고 그 의견을 낸 사람에 대한 감사함을 표현해보라.      

 

구글이란 기업이 인터넷 초창기에 검색엔진 시장에 가장 먼저 뛰어든 기업이 아니라는 사실은 누구나 잘 알고 있는 사실이다. 구글이 검색엔진과 광고시장에서 가장 힘들었던 경쟁대상은 오버츄어 (Overture)라는 기업이었다. 매출이나 직원 숫자로만 비교해 보면 오버츄어는 신생업체인 구글과 비교하여 대기업이나 마찬가지인 엄청나게 큰 규모와 자원을 가지고 있었다. 그러나 구글이 오버츄어를 이기고 인터넷의 제왕이 될 수 있었던 가장 중요한 비결로 전문가들은 구글의 구성원들이 자유롭게 소통하고 참여하는 문화를 꼽는다. 한마디로 구글이 오버츄어보다 더 스마트하거나 강해서가 아니라 더 자유롭고 안전해서 경쟁에 승리할 수 있었다는 이야기다.

  

좋은 조직의 정의는 개선해야 할 비효율성이나 문제가 전혀 없는 조직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런 조직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기 때문이다. 좋은 조직이란 개선해야 할 비효율성이나 문제가 생기면 비교적 자유롭게 수면위로 올라와 조직 구성원들이 이를 공유하고 해결책을 찾아나가는 조직이다. 혹시 문제가 발생한 후에 직원들을 향해서 ‘이런걸 어떻게 나만 모르고 있었어!’라고 소리쳐본 경험이 한 번이라도 있으면 어쩌면 내가 이끌고 있는 조직은 조금씩 아래로부터 썩어가고 있지는 않은지 진지하게 고민해보자. 당신에게도 묻고 싶다. 당신 회사의 직원들은 자유롭게 이야기 할 수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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