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세대학교 경영전문대학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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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일의 ‘혁신 리더십’ #2 <잡노마드 (job nomad) 시대와 리더의 위기>
등록일: 2020-12-22  |  조회수: 779

지난 주 신문 기사에서 직장인 절반 가량 (48.1%)은 2021년 새해에 이직을 계획 중이란 설문조사 결과를 보고 조금 놀란 적이 있다. 잡코리아란 기업에서 직장인 54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새해 이직 계획’의 결과였다. 재미있는 사실은 여러 직급 중에 대리급에서 이직 계획이 가장 높게 나왔다는 점이다.

 사실 젊은 직장인들의 이직에 대한 관심은 새로운 일이 아니다. 또 다른 기관이 직장인 1322명을 대상으로 ‘연차별 이직 경험’에 대한 설문조사를 하였는데 10년차 직장인들이 평균 4회 이직 경험이 있으며, 특히 경력 1년차 직장인 중에도 ‘이직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가 무려 64.7% 였다는 결과였다. 대졸 신입사원 1년내 퇴사율이 28%란 또 다른 통계도 존재한다. 이직의 가장 중요한 이유로 ‘낮은 연봉’과 ‘상사에 대한 불만과 불화’가 꼽혔다고 한다.

 요즘 젊은 직장인들은 선배들처럼 처음 입사한 기업에서 은퇴를 꿈꾸며 일하는 세대가 아니다. 이들은 조금이라도 더 낳은 환경을 찾아서 이직을 두려워하지 않는 세대이다. 그래서 학자들은 이들을 잡노마드족이라 부른다. 가축을 키우기 좋은 곳을 찾아 유목민들이 이리 저리 떠돌 듯 좋은 직업을 따라 유랑하는 유목민 같기 때문이다. 어떤 구직업체가 20-30대 성인 남녀 848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잡노마드에 관한 인식을 묻자 68.6%가 긍정적이라고 대답했으며 43.6%가 스스로를 잡노마드족이라 생각한다고 답했다.

평생직장이란 개념이 사라지고 이직이 빈번해지는 사회적 현상 자체가 큰 문제는 아니다. 어쩌면 기업입장에서도 이직으로 인해 새로운 인재를 채용할 확률이 높아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꼭 고려해봐야 할 이슈가 이직과 관련된 다양한 비용들이다. 미국의 Work Institute란 곳에서 2017년 발간한 <Retention Report>에 따르면 직원 한 명이 이직을 해서 새로운 직원을 뽑고 이 직원이 적응하여 전임자와 같은 성과를 내기 위해 조직이 감당해야 할 비용 (이를 replacement cost라고 한다)을 계산해 보았더니 대략 이직한 직원 연봉의 1/3정도가 나왔다고 한다. 예를 들면 연봉 5천만원을 받던 직원이 퇴사를 하면 조직에서 감수해야 할 ‘대체비용’이 천오백 만원이라는 것이다. 이직 관련해서 눈에 보이는 비용이 이럴진대 눈에 보이지 않는 비용 (예를 들면 다른 직원들의 동요, 갑자기 무너진 팀워크 등)까지 감안한다면 앞으로 젊은 직원들의 높은 이직률은 많은 기업에게 점점 감당하기 힘든 기업운영의 가장 큰 비용이 될 것이다.    

이렇게 갑자기 도래한 잡노마드 시대는 기업과 리더에게 이제까지 한 번도 경험하지 못한 큰 위기가 될 수도 있다. 과연 우리는 잡노마드 시대를 맞이할 준비가 되어 있는가. 장기적인 계획을 수립하고 이를 실행해야 하는 리더에게 어떤 직원이 언제 그만둘지 모르는 이런 상황은 아마 악몽과도 같은 것이다.

필자가 만난 기업의 많은 리더들은 젊은 직장인들의 이런 잦은 이직을 보며 속으로 “쯧쯧쯧… 요즘 애들은 참을성이 없어. 조금만 힘들어도 회사 나갈 생각부터 한단 말이야!” 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그렇게 불평과 비난만 한다고 잡노마드란 거대한 물결이 멈추지는 않을 것이라는데 있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할까.

낮은 연봉으로 인한 이직은 회사의 이런 저런 사정으로 어쩔 수 없다 하더라도 업무과정에서 명령과 지시가 아닌 자율과 참여를 바탕으로 자신의 잠재력을 조금이라도 발휘할 기회가 주어지는 문화가 있다면 어쩌면 잡노마드란 시대적 흐름에 조금은 효과적으로 대처할 수 있게 되지 않을까. 실제로 위에서 언급한 에 따르면 직원들이 회사를 떠나기로 한 이유 중 무려 75%가 사전에 예방가능 한 것들이었다는 (예를 들면 자신의 커리어에 대한 무관심, 일과 삶의 불균형, 매니저의 부정적인 행동들) 사실에 주목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 하나의 좋은 대응방안은 요즘 젊은 직장인들은 무엇보다 일과 삶의 균형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지금 일부 대기업에서 시도하는 주 4일 근무제는 직원들의 ‘워라밸’을 높이기 위한 효과적인 방법일 것이다. 주 4일 근무제는 대기업뿐만 아니라 에듀윌 배달의 민족 등 중기업들도 조금씩 실천하고 있는 추세이고 2010년부터 이를 시행하고 있는 충주의 에네스티란 화장품 제조 기업은 이후 매출이 20%가량 높아졌다고 한다. 주 4일 근무가 부담스럽다면 징검다리 연휴 공동연차와 같이 비교적 적은 비용으로 실천 가능한 방법들을 하나씩 찾아내서 구성원들에게 ‘우리 회사는 직원들의 워라밸을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다’는 확신과 진정성을 심어주는 것은 어떨까.

이 칼럼을 읽고 있는 연대 경영대 구성원들에게 부탁하고 싶다. 자신이 이끄는 조직 혹은 부서만이라도 지시와 명령이 아니라 일에 대한 의미를 공유하고 자율적이고 수평적으로 일하는 문화를 만들어 달라는. 구성원들이 자신이 가진 역량을 한 번쯤은 발휘해 볼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는 조직을 만들어 달라는 부탁도 하고 싶다. 지금 당장 구성원들에게 물어보라. 우리 회사에 혹은 나와 함께 일하고 싶은 이유가 한가지라도 명확하게 존재하는지. 잡노마드 시대에는 구성원들이 당신의 회사에 남고 싶은 명확한 이유가 한 가지쯤은 있어야 하고 이는 지속적인 경쟁우의를 창출하는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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